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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와 함께하는/엄마의 투자일기

변액유니버셜보험 수익률 34.6%(그럼에도 해지한 후기)


   변액유니버셜 수익률을 제목으로 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우선 나는 전문 투자자도 아니고, 내 말이 맞다고(변액보험 해야한다고) 우기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조금만 찾아보면 나오는 '변액보험을 하는 게 맞아/아니야.'라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정말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일까'를 고민하다 이 글을 쓰게 되었음을 밝힌다. 늘 그렇듯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보기 위한 작은 노력이자 기록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공감과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보험의 영원한 이슈. 변액종신보험. (물론 조금만 더 생각하면 모든 보험이 그러함.) 가입 시엔 일거양득의 상품이라고 가입하지만 수많은 해지 상담과 마이너스 수익률을 통해 '변액=무조건 손해'라며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고,


 '보험으로 돈 벌려고 하면 안돼', '순수보장성으로 가입하고 비용으로만 생각해'


이런 말들을 일반인, 보험 설계사 할 것 없이 다 한다. 열(10)이면 아홉(9)은 그렇게 말한다.


   이와중에 나는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이 있어 무한한 고민을 하고 있다. 유지 or 해지. 가입한 지 몇년 안되었기 때문에 수익률을 기대하지 않았으나 예상 외의 수익률 34.6% 를 확인하고 놀랐다.


열(10)이면 아홉(9)은 욕하는 변액보험이 몇년 새 240만원이 넘는 순수익을 냈다? 그것도 사업비 엄청 떼는 기간 중에??


  이거 한번 글 쓸만 하겠네. 그래서 바로 상품 가입시점부터 보유 상황에 대해 여기다 풀어내본다.



보유 변액유니버셜보험 현황



우선 가입 이후 상황에 대해 요약하면,


- 2015년 12월 변액 유니버셜 20만원 가입

- 추가납입 : 20만원씩 8회 총 160만원

- 사업비 및 기타 부대비용 13% 가까이 공제

- 추가납입 수수료 : 항상 3% 공제

- 펀드변경 : 만5년 중 2회만 실시했음


   내가 가입한 보험은 조건만 봐서는 100% 실패할 투자보험이다. 요즘 변액보험 안좋다는 소문에 기본 사업비도 낮고 추가납입 수수료도 없는 상품도 있는데, 내껀 사업비도 비싸고 추가납입 금액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3%씩 수수료를 떼간다. 게다가 수익창출에 필수인 펀드변경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변경할 펀드 종류도 타사 대비 많지 않았고. 일과 육아 때문에 바빠서 못했고. 또 잘 몰라서 못했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


그런데 현 운용 상황을 보니,



- 현 수익률 약 34.6%

- 총 납입금 : 1380만원

- 내 돈이 된 적립금 : 약 1621만원

- 실제 수수료 떼고 투입된 돈 : 1205만원

 - 내 입장에서 순이익 : 2,146,100원

- 투자기간 : 만 5년 갓 넘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혹시 납입한 총 보험료로 수익률을 계산하지 않고, 사업비를 제외한 특별계정 투입금액만으로 수익률을 따진다고 뒤로가기 하지 마시고~!! 끝까지 읽어주세요 아직 결론이 아닙니다^^) 같은 투입금액을 적금에 부었다면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

 

   (편성된 주식은 과거의 수익률이라 따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모든 변수를 배제하고 단순히 단리로 계산해보면, 5년 적금의 수령액은 1400여만원이 나온다.(지난 5년간 이율이 1~3% 정도라서 2% 적금 이율로 설정) 지금의 내 변액 수익률과 동일하게 적금 수익을 거두려면 매년 8% 이상의 이율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연 8% 적금에 해당하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운용 성과를 시중에서 찾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8% 이상의 적금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변액 상품이 더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생각해 볼 문제


   하지만 여기서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Q. 변액보험 상품의 비교대상은 적금만 있다?

A. NO. 적금으로만 돈을 굴려야 하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주식, 펀드 등의 다른 투자방법이 있다.



Q. 주식과 펀드에 동일기간 같은 금액을 투입하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A. YES. 펀드의 경우 대부분 변액보험의 사업비(10% 내외)보다 수수료를 적게 받기 때문에 변액보험 운용 대비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결론.



Q. 그럼 왜 변액상품에 가입했나?(혹은 왜 가입/유지를 고려하나?)

A1. 중기적 목적의 자금은 펀드나 주식으로 모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장기적 목적(10년이후)의 자금은 변액보험의 10년 이후 비과세, 7년 이후 보험 사업비 감소, 유니버셜 기능 고려 시 펀드보다 낫다.(펀드는 계속 동일 수준의 수수료를 내야 하니까.)

 >>> 수수료 부분에서는 갈수록 펀드가 비용이 늘어날 지 몰라도 절대적인 투입금액이 변액보험이 적으므로 최종 평가금액이 변액보험이 적다. 비과세로 얻는 혜택 또한 큰 사업비로 인해 실제 미미하다고... (슬퍼서 글을 못쓰겠다..) 돈을 뺐다 넣었다 하는 유니버셜 기능을 믿고 비과세 통장으로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면 보험에 명시된 관리 비용을 확인해보자. 의무납입 기간 이후에도 상품 유지를 명목으로 계속 계속 관리비용 수수료가 빠져나간다. 결코 은행의 통장과 같을 수 없다. 유니버셜 기능을 활용하고자 중도인출을 하게 되면 내 적립금을 빼쓰는 것이므로 수익률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인출했던 돈을 다시 메꿔넣으면 수수료가 또 발생하니 이런 아이러니가... 게다가 내돈 빼서 쓰므로 이자 없어서 메꾸고 싶은 마음도 없어진다. 정리하면 고객의 입장에서 크지 않은 보험 차익 비과세 혜택과 지속적 상품관리 비용의 손해를 상쇄하려면 보험사의 펀드운용 수익이 매우 높아야 한다. 다만 수십억 자산가들에겐 이와 별개로 보험이 절세의 방법이기 때문에 가입할만 하기도 하다.


A2. 투자를 할 줄 몰라 설계사의 관리 능력을 믿고 가입했다.(혹은 가입/유지하고자 한다.)

 >>> 설계사는 보험 설계사지 펀드 매니저가 아니다. 혹시 관리능력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적극적으로 관리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제에 문외한이 아니라면 알만한 대세 정도는 알려주겠으나, 고객의 돈이기에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내도록 펀드변경을 권유하는 설계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 나도 설계사를 정말 믿고 가입했으나 5년 중 먼저 펀드변경하라고 연락준 건 1번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보통 내가 연락해서 정보를 얻었으며 그리하여 1번은 내가 직접 변경했다. 


A3. 수익률의 관점에서 다른 투자수단 대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강제 저축효과로 꾸준하게 돈을 모을 수 있고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로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면서 수익을 높여나갈 수 있다.

 >>> 다른 투자수단도 자동이체 되고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 얻을 수 있다. 또한 돈이 필요하면 아무리 강제저축한 보험이라도(손해가 크다해도) 깨게 되어있다.


A4. 변액보험에 모아놓은 돈을 연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 그렇게 할 수는 있으나 효율이 떨어진다. 변액유니버셜의 경우 연금상품이 아닌데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므로, 연금전환을 개시하는 시점의 경험생명표(평균수명으로 생각해도 무방)를 사용한다. 이는 보험 개시를 60대에 한다고 가정할 때 현 시점에서 연금을 개시하는 어느 60대는 1억을 월 n만원으로 나누어 받을 수 있는데,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어 60대가 되어 연금을 개시하면 사람들의 장수 데이터가 반영된 새로운 경험생명표로 인해 보험사는 '이 사람이 옛날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으니 1억을 더 많이 분할해서 지급해야겠군' 하면서 월 수령액을 n만원보다 더 적게 받도록 만든다. (반면에 연금보험 상품은 연금을 목적으로 가입했으므로 노후에 연금전환을 하더라도 최초 가입시점의 경험생명표를 계속 사용한다.)

   그 외에도 연금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형 연금수령 방법(모아둔 목돈을 계속 투자하며 불려나가는 연금 운용방법)도 없고, 계약유지 관리비용는 계속 나가고...(내 상품은 그렇다.) 연금전환까지 고려하는 사람은 필히 내 상품이 어떤 방식인지 정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결 론


   인터넷에 떠도는 '변액보험 = 망테크' 는 과장된 측면이 있고, 평범한 사람인 나도 변액보험에 가입하여 사업비를 많이 떼가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5년만에 은행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다만 투자의 관점에서 변액보험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결국 해약한다


   처음엔 보험회사가 사업비를 어마어마하게 떼고 난 돈으로도 적금이자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이 대신 동일 구성의 펀드에 납입했다면 내 총 납입금에서 그만큼의 수익이 거두어졌을테고, 실제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생각이 드는데, 이 생각을 중단하려면 해약밖에 답이 없다.


   ... 손해가 마음 아프고 수익도 아쉽지만 변액보험 중에서도 가성비 떨어지는 상품을 유지하며 손해보지 않고 해지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 이번 기회를 빌어서 덮어놓고 모르겠다로 일관하던 우리 부부의 경제금융 개념(특히 투자)을 조금씩 만들어 나갈 것이다. 나의 지난 5년은 어찌보면 투자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변액보험을 통해 해소하고, 남(설계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 행동은 아니었나 반성해본다. 


   하지만 각자의 상황에 따라 상품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를 공부할 시간이 없다면, 내맘같이 관리를 잘 해주는 설계사를 만난다면,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상품으로 여러가지 불확실성을 헷지하고 싶다면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이런 상품을 가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쪼록 뜻하지 않은 상품을 유지해서 후회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