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이 있어도 꼭 꼭 꼭
자연분만을 하겠단 의지로
뽕이의 출산을 손꼽아 기다리다
어느날 문득 2kg가 넘는 아기를
내가 어떻게 낳을 수 있을까
겁이 많이 났다.
담당 의사선생님도
막달에 아기가 많이 컸다며,
3키로가 넘는 것 같다고..
이러다 더 커지면
자연분만을 하고 싶어도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런 케이스들을 얘기해주셔서
더 겁이 났다.
그래서 출산예정일 D-5일차에
출산 빨리하는법을ㅋㅋㅋ
폭풍검색하고 자정쯤 잠들었는데
몇 시간 뒤 양수가 진짜 터졌다는..!!!
엄마 도와주려구 뱃속에서부터
효도하는 우리 효녀 우쭈쭈♥
평생 너와 만난 순간을
이렇게 기억할게♥
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2월 3일
39주 3일만에 성공한 출산(초산) 후기
D-4일 새벽 03:00 자다가 눈이 번쩍 뜨이고 쌔한 느낌이 들었음. 무색무취의 맑은 분비물을 보고 양수터진 게 아닐까 병원에 전화하니 병원으로 바로 오라고 함. (너무 당황해서 미리 싸둔 출산가방을 다 두고 나감ㅠ 혹시나 아닐수도 있단 생각에...)(혹시나 싶어도 가방 챙겨가기★) 급하게 씻고 출발 준비(이후 진짜 한동안 씻을 정신 없음 나같이 결벽증 있는 사람들은 씻고 가기ㅋㅋ★)
03:20 양수확인을 위해 속옷을 갈아입지 말래서 급한대로 생리대를 하고 찝찝한 상태로 출발함. (아래는 씻으면 안됨!★ 생리대 착용하고 가서 나중에 간호사가 확인할 때 양수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 것 같음)
04:00 가족분만실에서 양수 터진 것 확인 후 남편과 함께 분만실에서 대기 시작. 굴욕세트인 관장과 제모를 하며 출산임박을 실감함...ㅜㅜ
05:30 약한 진통 시작. 기계로 확인했을 때 5분 간격으로 자궁수축이 있었지만 정작 나는 그동안 들어왔던 얘기들에 비해서는 그다지 아프지 않았음
06:45 자궁이 1cm정도 열린 상태에서 변화가 없어 촉진제를 맞으며 유도분만 시작! 링거처럼 투여하는 촉진제인데 바늘이 어마무시하게 커서 산후 두달은 계속 그자리가 아팠다ㅠㅠ(이때부터 링거바늘 낀 손목에 힘 절대 주면 안됨!!!★ 힘 안줬는데도 두달 아팠으니 힘주면...*.*)
그리고 남편은 나처럼 계속 진통이 오는 게 아니니 기다리다 지쳐 소파에 누워 자기도 했는데.. 언제 낳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지켜달라 하기 어려워 자게 냅두고 혼자 낑낑댐ㅠ 한사람이라도 나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것 같아 혼자 고생하면서 약간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졸고 있는 모습 보는것도 안타까웠음(서로 최대한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야 안싸움★)
07:30 촉진제 강도를 점점 높여가다.처음의 2배 강도로 자궁수축 유도 시작ㅠㅠ 그 뒤로도 아프다고 간호사 부르면 내진 후 아직 아니라고 계속 강도 올려서 7배까지 올림!!ㅠㅠㅠ 그래도 끝없는 진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아프다고 하면서도 계속 올리라고 했음ㅋㅋㅋ(본인이 감내할만한 수준에서 진통을 줘야한다고 해서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무지막지하게 계속 강도를 올리진 않음. 진통 강도가 세다고 분만을 빨리 하는 건 아니라는 게 의사선생님 말씀!)
이후 간호사 불러 내진 후 4cm 열린 것 확인하고.. 한번씩 힘줘서 내려보내면 분만시간이 짧아질거란 간호사 말에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함. 곧 '강약'의 진통 주기 중 '강'의 진통이 올때 엄청난[!] 힘을 줬더니 애기가 내려오는 느낌이 쑥 들었고 남편을 시켜 간호사 호출함. 그사이 다시 한번 '강'의 타이밍에 힘을 줬더니 머리가 조금 나왔음!! 딱 그때 들어온 간호사가 오히려
"지금 낳으시면 안돼요!!!! 힘 빼세요!! 하 - 하고 힘빼세요!!!! 하 -"(의사가 있을 때 힘 제대로 줘야 한다는 것★ 이때 잠깐 기다리면서 산도가 많이 상처남...ㅠ)
... 애기가 걸려 있으니 진짜 응가 마려운 기분이 들어 저절로 더 힘주고 싶어졌는데 힘 빼는 이완호흡법을 하라니ㅠㅠㅠㅠ 그래도 의사가 없어서 안된다는 말에 할수있는대로 힘을 안주려 노력했음.... 급히 온 의사가 바로 회음부 절개하고 힘주래서 퐝!! 터지듯 피튀기며(^^;) 우리 이쁜이를 출산함♡♡♡ (급히 들어오신 의사선생님을 보는 순간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짧은 순간에 여러가지 임신기간 중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했음ㅋㅋㅋ)
12:02 초음파와는 달리 3kg도 안되는 작고 귀여운 뽕이가 내곁에 왔음ㅠㅠ 간호사가 가슴에 안겨준 딸의 온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핏덩이였지만 너무너무 예뻤음! 잠시 퇴실해있던 남편이 들어와 탯줄 자르고 다시 퇴실. 의사가 태반제거와 봉합을 해준 뒤 항생제 및 영양제를 맞으며 회복 시작ㅎ
순식간에 일이 정리되고 누워있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저... "이렇게 나도 엄마가 되는구나" 하는 얼떨떨&후련함&감동의 도가니였음
*** 자연분만이라 회복이 빨라 출산 직후부터 잘 걸어다니고 이틀째부터 머리도 감았음. 아기 만나자마자 모유수유 연습하며 젖물리기 훈련을 해서 현재 모유90% 분유10% 혼합수유 중~~ 모유수유 생각하시는 분은 참고하세요^^ 젖 안나와도 무조건 물리며 연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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